최근 '난방비 안부'를 묻는 사람이 많을 정도로 난방비 폭증이 화제다. 본격적인 겨울 날씨가 시작되고 그에 따른 난방비가 청구되면서 지난해 몇 차례 올렸던 가스요금이 한꺼번에 체감된 결과이다.
난방비 증가는 서민 경제에 부담을 주는 데다 가계의 고정비 지출 증가로 이어지는 탓에 올해 물가 안정과 성장률 목표 달성에도 암초가 될 전망이다. 난방비 폭증의 책임을 두고 정치권을 중심으로 공방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남탓 공방'만 하고 있으니 한심하다.
야당에서는 정부가 서민 고통을 외면하고 있다고 정부 여당에 공세를 펴는가 하면, 여당은 직전 정부에서 2~3배가량 가스 가격이 오를 때 가스비를 13%만 인상해서 적자가 9조까지 늘었고, 멀쩡한 원전을 폐기해 전기료 인상 요인을 만들어 놓았다고 주장한다. 앞으로 기후변화에 따라 한파도 자주 오고, 난방비 상승도 피할 수 없는 상황인데 정치권에서는 서민들의 삶을 아는지 모르는지 이해가 안 된다.
내 잘못을 고백하기는 참 어렵고 남 탓하기는 편하고 쉽다. 인간의 본성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다수 의석을 가진 야당과 막강한 힘을 가진 정부가 남 탓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이 나라는 누가 책임지나?
여기서 생각나는 것이 1990년대, 차량 뒷유리에 붙였던 스티커가 기억난다.
김수환 추기경이 남 탓하기 전에 자신부터 돌아보자며 시작한 '내 탓이오' 운동이다. 당시의 사회도 서로 믿지 못하는 불신풍조가 만연되고 윤리와 도덕이 타락할 대로 타락해 있어 그 원인이 어디에 있는가를 살피고 해결방도를 찾아내자는 뜻에서 전개한 이 운동은 많은 국민들의 공감을 샀다.
오늘 날 우리 사회가 하루도 조용한 날이 없을 만큼 정치 사회 모든 분야에서 혼돈과 갈등을 겪는 것은 온 사회에 만연된 너나 없는 ‘네 탓’ 풍조 때문이 아닐까 생각을 해 본다. 작게는 가정에서부터 지역사회, 국가에 이르기까지 모든 잘못은 오로지 ‘너 때문이야’ 라는 ‘네 탓 타령’으로 일관되고 있는 것이 숨길 수 없는 현실이다.
잘 되면 내가 잘해 잘 되는 것이고 잘못 되는 것은 모두 남의 탓으로 돌리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다. ‘잘 되면 내 탓 안되면 조상 탓’이라는 고약한 속담마저 있을 정도이니 남을 탓하는 못된 폐습은 이미 어제오늘의 일이 아닌 듯 하다.
나라가 더 결딴나기 전에 ‘내 탓이오’운동을 다시 벌여야 한다. 종교가 앞장서든 사회 원로들이 앞장서든 더 늦기 전에 범 국가 차원의 운동을 시작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이 사회의 바람직한 모습은 기대할 수 없다.
대통령이 됐든 국회의원이 됐든, 시어머니가 됐든 며느리가 됐든 서로 먼저 내 탓을 인정하고 겸허하게 통회(痛悔)할 때 국가이든 가정이든 화평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자, 우리 다 같이 한번 가슴을 치면서 소리 쳐봅시다.
“내 탓이오, 내 탓이오, 내 탓이오”라고••••
전승환 / 학교법인 동광학원 감사 통일부 통일교육위원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조정위원 기획재정부 예산국민참여단 (사)한국청소년동아리연맹 전국 지도교사 회장 한국정책방송 전문위원 한국공공정책신문 칼럼니스트 <저작권자 ⓒ 한국정책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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