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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유영학] 선진국의 제도를 번역한 것은 벤치마킹이 아니다:한국정책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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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유영학] 선진국의 제도를 번역한 것은 벤치마킹이 아니다

천양자 기자 | 기사입력 2022/06/07 [00:09]

[칼럼 - 유영학] 선진국의 제도를 번역한 것은 벤치마킹이 아니다

천양자 기자 | 입력 : 2022/06/07 [00:09]

▲ 유영학 / 한국정책방송 전문위원  © 한국정책방송

선진화된 남의 공장을 견학할 기회를 갖는 것은 매우 행운이다. 동일 업종끼리는 잘 보여주지 않는다. 업종이 달라도 견학 코스가 있어서 줄을 벗어날 수 없다. 독일 중소기업의 스티로폴 가공 공장을 견학하다가 중도에 중단된 기억이 있다. 물론 사전 연락하고 방문했으나 사장까지는 보고가 안 되었는지, 사장이 공장장을 호되게 나무라는 것 같았다. 독일 말이 그렇지 않아도 된 소리가 많은데 그 억양이 매우 위협적이었다. 도중에 포기하고 나왔다.

 

전문가들은 그냥 지나가는 것 같아도 자기 공장과 무엇이 다른가를 금시 알게 된다. 생산성, 품질, 원가 등이 자신이 없으면, 로얄티를 지불하고, 기술 제휴를 하게 된다. 그래도 첨단기술 분야는 로얄티를 준다고 해도 거절한다.  “우리는 기술을 파는 회사가 아니고, 제품을 파는 회사다“라고 거절한다.

 

미국은 벤치마킹 협회가 있어서 관심이 있는 회사들끼리 회원으로 가입하고, 회원들 간에 합당한 비용을 지불하고 벤치마킹을 할 수 있다. 미국 내 이런 협회가 여러 개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한 때 일본 도요다 자동차 공장의 견학이 유행병처럼 전국에 퍼졌다. 대형 그룹 사 중에는 사장단 및 경영진을 보냈었다. 그러나 많은 기업들이 돌아 와서 어찌하였는지는 알 수가 없다. 도요다의 TPS경영을 도입하여 성공했는지는 깜깜 무소식이다. 왜 그랬을까? 잘 짜여진 제조공정과 설비, 기계처럼 능숙한 작업자들의 작업 모습, 고궁의 안내원처럼 훈련된 안내원들의 설명을 듣고 감탄했을 것이다. 

 

그러나 눈에 보이지 않는 수십 년간의 품질 중심의 문화나 좋은 차를 만들겠다는 워크맨 십 등은 눈에 보이지 않아, 알 수가 없었을 것이다. 그들은 30년 동안 개선 건수가 30만 건이 이상이라고 한다. 3만 개의 부품이 평균 10회나 개선 된 것이다. 끊임없는 개선 활동이 세계적 강자가 된 것이다. 잠깐 동안의 견학으로 그들의 노하우를 인지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겉은 보았어도 속과 정신은 볼 수가 없다. 하루 이틀 견학 후 되돌아 와서  전사적 개선 활동으로 이어지기 어렵다. 역사적 고민이 없는 개선은 개선이 아니다. 그들은 개선 병에 걸린 환자인 것이다. 회사의 문화와 시스템이 회사를 그렇게 만든 것이다. 기술은 상대 회사와 기술계약 등으로 계약 목표 수준을 달성할 수 있으나 기술제휴로 경영 시스템이 모두 도입되지는 않는다. 

 

따라서 그 보다 낮은 단계의 벤치마킹을 통해서 상대 회사와 동등 수준이 이 되는 것은 매우 어렵다. 이 보다 더 낮은 단계의 견학으로는 더더욱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나라마다 이해관계가 없는 국가 간 또는 공공기관 간의 제도가 있다. 벤치마킹이 열려 있는 경우가 많다.

이를테면, 품질경영에 관한 일본의 데밍상(일본과학기술연맹 주관), 미국의 품질상(National Quality Award: 미국의 법령에 의거 상무성이 주관하고, 민간단체인 ASQ가 운영) 제도는 이 제도가 세계 각국에서 도입할 의사가 있는 경우, 그 시스템의 벤치마킹에 거의 제한이 없다. 

 

특히 미국의 NQA 상 제도는 여러 나라가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한국은 1975년도에 일본의 데미상을 기본으로 하여 품질관리 대상제도를 도입했다. 그 후 1998년엔 미국 NQA제도로 변경하였다. 물론 일본 데밍상은 일본의 산업계의 품질 향상의 견인차 역할을 하였을 뿐만 아니라, 전 세계 시장을 지배하는 계기가 되었다. 70~80년대 동남아 여행을 하면, 기술을 필요로 하는 제품은 대부분 일본 것이었다. 자동차나 엘리베이터가 눈에 많이 띄었다. 따라서 미국 상품이 세계시장에서 일본 상품에 밀려 났다. 1986년에 미국은 시장을 되찾기 위해 법을 제정, NQA 상(말콤발드리지상이라고도 함) 제도를 탄생시켰다.  

 

국가가 산업계, 교육계, 병원, 비이익 단체 등에 품질상을 부여하는 제도를 마련한 것이다. 국가상을 받은 조직은 우수 사례를 공개하였다. 1990년대, 2000년대 미국은 전 세계시장에서 품질의 지위를 되찾게 되었고, 지금에 이르렀다. 

우리는 1998년도에 Malcolm Baldrige 상을 벤치치마킹하여 국가품질경영상 제도를 변경하였다. 그러나 이 상을 운영해 온지 47년이 되었는데 일본이나 미국처럼 국가 품질에 얼마만큼 기여했는지 모르겠다. 1975년에 국가품질상을 시작할 당시, 매년 30여개 회사가 상을 받기 위해 신청하였다. 그러나 최근에는 품질경영상을 신청하는 기업이 3~5개라고 한다. 미국은 계속하여 매년 30~50개이다. 어느 해에는 80개가 신청했다. 

 

 미국의 핏츠버그 시 근처에 있는 어떤 중소기업은 7전8기, 일곱 번 떨어지고 8번 심사해서 상을 받았다. 왜 그랬을까. 미국의 최고 전문가 7~8명이 회사를 방문하여 심사를 하였는데 회사는 상이 목적이 아니라, 전문가들의 저렴한 가격으로 품질진단을 받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신청비용은 중소기업이 3만 달라이다. 7~8명이 일주일 동안, 그것도 최고 전문가들이 진단하고 3만불의 컨설팅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다. 미국 제도의 핵심 요소는 미국의 최고 전문가들이 심사한다는 사실이다. 이것이 이 상제도의 권위를 유지하는 원동력이다. 미국제도의 벤치마킹을 우리는 심사기준의 번역에 초점이 맞추어진 것은 아닌지. 

 

미국은 심사에 관한 한, 독립된 상설 심사기관이 있다. 순수한 민간 전문가를 정부가 10명 이내로 임명하고 예산을 천만 달라를 배정한 것이다. 이것 외에는 일체 관여하지 않는다. 도입 초기에 우리는 벤치마킹에서 이 부분을 노친 것이다. 우리는 독립적 심사기관이 없다. 미국의 경우, 제조, 서비스, 중소기업, 교육, 의료 및 비영리 조직분야에 대한 엘리트 심사원을 모집한다. 400~500명을 200시간 훈련시킨다. 

 

이들이 소정의 과정을 마친 후, 심사원이 조직을 평가하고 조직을 개선할 수 있도록 피드백을 제공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된다. 심사원 중에는 심사비를 받지 않는 자율 심사원이 전국에 1500여명이 있다. 올림픽 경기 진행을 위하여 자율 봉사단과 같은 기능을 가지고 있다. 이것이 이 제도를 더욱 활성화해 가는 핵심 요소이다. 외국어의 번역은 번역일 뿐, 결코 벤치마킹은 아니다. 철저하게 하여도 2등 제품이다. 끊힘 없는 소화 개량이 있어야 한다.

 

 

유영학 /

전)경기대학교 산업정보대학원 겸임교수

전)한국품질경영학회장

한국품질진흥원(KSQ)원장

한국정책방송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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