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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권세준] 언격(言格)을 높이기 위한 제언:한국정책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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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권세준] 언격(言格)을 높이기 위한 제언

노희라 기자 | 기사입력 2022/11/21 [15:27]

[칼럼 - 권세준] 언격(言格)을 높이기 위한 제언

노희라 기자 | 입력 : 2022/11/21 [15:27]

권세준/한국정책방송 경영인(사장) ⓒ한국정책방송

[한국정책방송=노희라 기자]  

 

우리는 참으로 복잡하고 다양한 시대를 살고 있다고향을 떠나 서울에서 살아 온 지도 어느덧 45년이 되었으니 그동안 참으로 많은 것들이 변했다.

 

선친께서는 늘 어눌하게 말하고 글 쓰는 것도 가능하면 자제하라고 말씀하셨다이러한 가르침을 지키려고 애를 썼다그러나 근래 들어 이러한 당부를 스스로 조금씩 어기는 경향이 있음을 느낌에 더욱 조심해야 함을 다짐해 본다.

 

선친의 가르침은 작금의 디지털 정보 메타버스 플랫폼 시대에도 여전히 필요하며 적용되는 듯하다특히 방송과 신문을 비롯한 다양한 미디어 매체를 통하여 과다할 정도의 말과 글과 영상이 난무하는 시대에는 더욱 절실하다는 생각이 든다.

 

21세기 과학기술의 발달과 통신의 결합은 지식의 보편화와 융복합으로 정보의 홍수를 이루는 시대가 되었다. 4차 산업혁명은 현실과 가상을 넘나드는 초현실의 디지털정보 메타버스 플랫폼 시대를 견인하고 있다지식의 생산량이 급증하고개인의 생각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표현되어 말과 글과 영상은 폭발적으로 급증하고 있다이러한 현상은 진실과 거짓과 사실과 허상이 다양한 영상과 미디어에 혼재되어 정제되지 않은 온갖 말과 글들이 난무하는 말의 전성시대가 되었다.

 

선친의 가르침은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릴까가만히 되새겨 본다필자의 고향인 경북 예천의 제곡리 맞질은 입향조인 야옹 권의님이 안동 도계촌에서 처가인 예천 맞질로 이거하여 500여년을 이어 온 삶의 터전이 된 곳이다야옹의 4형제 중 충제 권벌님은 기묘사화와 을사사화에 연루되어 화를 입었으며제촌 권장님은 기묘사화에 연루되어 화를 당했다둘째인 충제와 막내인 제촌 형제는 이러한 연유로 기묘명현에 들었다맏이였던 야옹은 정암 조광조의 향약이 발해 할 당시에 이 지역의 약정으로 추대되어 지역사회의 교화에 힘썻다그러나 두 아우가 사화로 인하여 화를 당하는 아픔을 겪으신 것이다이러한 영향으로 야옹을 비롯한 후손들은 초야에 은둔하며 수기치인(修己治人)하는 처사형 선비의 삶을 중시하게 되었다따라서 생각과 마음을 표현하는 말과 글은 보다 신중하고 엄격하라는 선대의 가르침을 오늘에 어어 준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말이 입힌 상처는 칼이 입힌 상처보다 훨씬 크고 잔인하고 오래 간다남의 입에서 나오는 말보다 자신의 입에서 나오는 말을 더 조심하고 삼가야 한다특히 험담은 말하는 사람과 험담의 대상인 사람과 험담을 듣는 사람 등 세 사람을 다치게도 한다악플 같은 가벼운 말들이 넘쳐나고적지 않은 사람들이 이에 호응하며 말이 춤추는 언춤(言舞)을 망나니처럼 추며 여기저기 퍼 나르고 있다.

 

어떻게 하면 말이 순해지고험담에 대해서도 심사숙고하는 사회를 만들 수 있을까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한 방편으로 언총(言塚)인 말무덤의 사례를 소개하며 교훈을 삼고자 한다.

 

필자의 고향 인근마을인 예천군 지보면 대죽리 한대(大竹)마을에 말 무덤이 있다()의 무덤이 아니라 말()의 무덤인 언총(言塚)이다말 무덤이 생긴 유래로는 이 마을에 여러 성씨들이 살았던 관계로 말로 인해 다툼이 끊이지 않음에 따라 마을 원로들이 이러한 문제 해결 방안을 찾기에 골몰한 끝에 말 무덤을 만들었더니 마을이 평안해졌다 한다말 무덤이 만들어진 시기는 500여 년 전이라고 추측할 뿐이며 구체적인 기록은 없으나 그 의미는 구전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 말 무덤에는 쓸데없는 말험담하는 말이간질하는 말욕설과 거짓과 선동하는 말상대방을 골탕 먹이는 말 등등의 옳지 않은 온갖 말들을 무덤에 묻고바른 말옳은 말고운 말좋은 말만 하자는 뜻이 담겨있다.

 

작금의 방송과 유튜브밴드나 페이스 북을 비롯한 각종 SNS 상에서 난무하고 있는 언어의 양태를 보면그 큰 부분이 쉬운 말도 어렵게 돌려서 하고사실과 다르거나 없는 일을 있는 것처럼 꾸며서 말하고핵심도 없는 내용으로 의혹만 제기하는 말을 서슴없이 하고술에 취한 듯 횡설수설 말하고내용에 대한 사실파악도 제대로 하지 않고 지라시 수준의 내용을 사실인 양 강조하고윽박지르며 소리부터 내지르고곤란할 때는 말을 돌리고 엉뚱한 말로 방패하고욕설과 안하무인의 떼쓰기와 악의적이고 천박한 말 등말하는 태도 또한 참으로 각양각색이다가히 가관이라 아니할 수 없으며언어의 품격이라고는 찾아보기 어려운 지경에까지 이른 듯 보이는 것은 필자만이 아닐 것이다.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고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는 말이 있듯이 말은 상대 방을 죽이기도 하고 살리기도 한다따라서 말이라고 다 같은 말이 아니다말이 말 같아야 말이지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말과 관련된 교훈은 헤아릴 수 없이 많다세치 혀를 조심해야 하는 것을 강조한 것은 비단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사람에게 인격이 있는 것처럼 말에도 언격(言格)이 있다사람의 인품은 자신의 생각과 마음을 실천하는 행동의 습관과 사물과 현상을 분별하고 판단하는 처신의 척도가 습관화된 결과인 것처럼 언어에도 그 사람이 사용하는 말인 언어 습관에 따른 언격즉 품격이 있는 것이다.

 

따라서 사람으로서 어찌 조롱과 조소의 대상이 될 수 있겠는가이러한 관점에서 특정 집단과 이에 동조하는 단체에 속한 사람들과 함부로 지껄이는 방송인들과 익명성에 매몰된 일부 시민을 비롯한 무분별하고 개념 없는 사람들을 위하여 다음의 제안이 어떨까 한다.

 

우리 사회에 부정적 의미가 팽배한 말말들을 모두 모아 말 무덤을 만들어 묻는 운동을 하는 것을 첫 번째로 제안한다.

 

그 실천적 방안의 일환으로 선출직 공직자인 국회의원과 지방자치의원들은 취임선서와 함께 바르고 옳은 말을 사용하겠다는 다짐을 위해 자신들이 속한 의회 앞마당에 말 무덤인 언총 (言塚)을 만들어 실천을 다짐하는 형식의 의례를 행함이다아울러 경북 예천 지보 대죽리의 유서 깊은 말 무덤을 찾아 스스로의 언행을 자정하는 장소로 삼으면 어떨까 한다.

 

두 번째는 이러한 다짐은 방송과 언론인을 비롯한 개인 유튜버들도 예외가 아니었으면 한다이들 종사자들도 정치인들과 같은 형식을 띤 자정의 의례를 정례화 했으면 한다이를 통하여 방송의 언어 품격이 높아지기를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우리사회 전반에 독초처럼 난무하는 천박한 말들의 행태가 개탄스러워 이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제안한 위의 두 가지가 실현되는 사회를 상상하며경북 예천 지보 대죽리의 한대마을에 있는 말 무덤을 소개하였다.

 

이를 통하여 선진국 대열에 들어선 선진 국민으로서의 자긍심과 자존감을 회복하여 우리 대한민국이 품격과 언격이 높은 문화민족임을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되면 얼마나 좋겠는가!

이러함을 염원해 본다.

 

 

 

 

 

 

권세준/

문학박사

덕성여대 평생교육원 글로벌러닝캠퍼스 원장

​(서울대, 전북대, 방송대학교)

한국공공정책신문 칼럼니스트

한국정책방송 경영인(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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