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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진송범] 수원 세 모녀 사건이 던진 숙제

이성렬 기자 | 기사입력 2022/09/13 [10:09]

[칼럼 - 진송범] 수원 세 모녀 사건이 던진 숙제

이성렬 기자 | 입력 : 2022/09/13 [10:09]

▲ 진송범/ 한국정책방송 전문위원 ⓒ한국정책방송

[한국정책방송=이성렬 기자]

2022년 8월 21일, 우리는 수원시 권선구의 한 다세대 주택에서 사망한 지 오래된 것으로 추정되는 수원 세 모녀 사건을 언론을 통해 접하게 되었다. 언론보도에 의하면, 빚 독촉 때문에 떠돌아 다니게 되었고, 마지막 주거지인 수원에서조차 전입신고를 하지 않아 당연히 받아야 할 국가의 지원(긴급생계지원비· 기초생활수급지원금· 긴급의료지원금 등 복지서비스)조차 받지 못해 가족 생활고와 건강 문제 등의 여러가지 어려움을 겪는다는 유서를 남긴 채 이 세상을 하직하고 말았다는 내용이다.

 

참으로 안타깝고 슬픈 소식이어서 마음이 미어지듯 아프다.

 

우리는 이미 2019년 성북구 네 모녀 사건과 2014년 2월의 서울 송파구 세 모녀 사건을 비롯한 많은 안타까운 사건들을 경험한 바 있다. 위에서 언급한 송파 세 모녀 사건 역시 큰 딸의 만성질환과 생계를 책임진 어머니의 실직으로 인한 생활고로 어려움을 겪다가 이를 극복하지 못한 채, 전재산 70만원과 집주인에게 미안하다는 메모를 남기고 극단적 선택을 한 소식을 안타까운 마음으로 듣게 된 바가 있었다(세 모녀는 관공서에 복지지원을 요청했지만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도움을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사건들은 우리나라 복지시스템의 부끄러운 민낯과 복지 수준을 세상에 노정한 사건이었다. 그리하여 역대 정부는 복지 사각지대 지원체계 위기정보 34종을 발표한 바 있고, 이번 수원 세 모녀 사건이후 보건복지부 중심(범정부 연계 협력체계 구성)의 복지 사각지대 발굴 및 지원체계 개선 전담팀 TF를 구성해 구체적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보도 된 바 있다. 

 

송파 세 모녀 사건 여파로 2014년 12월 30일, 일명 '세 모녀법'(국민기초 생활보장법과 긴급복지 지원법의 개정안, 사회보장급여의 이용제공 및 수급권 발급에 관한 법률 제정법)이 국회를 통과해 2015년 7월 1일부터 시행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수원의 세 모녀 사건은 또 하나의 숙제를 던져주고 있다. 그리하여 현정부는 보건복지부를 중심으로 경찰청 등 유관기관과의 협력체계를 통해 위기 정보 34종에서 39종으로 확대하고, 소재파악이 안 된 거주불명취약 가구를 가출자나 실종자에 준해서 찾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는 보도이다.

 

역대 정부는 사회안전망이 구멍 날 때마다 중요사건 피해자의 이름을 딴 별칭법을 만들곤 하였다. 중요 사건이 터진 후에야 사후약방식 입법이 이루어진 것으로 진행되어 온 것이 우리나라의 현실이다. 지금부터라도 취약계층 등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사회보호망법을 선진국의 여러 입법 사례를 참조하여 연구 검토한 후 국민의 의견 수렴 등 입법절차를 통해 사전 보호법령을 갖추어 나가는 것이 마땅하리라 본다.

 

이런 책무는 정부와 국회의 당연한 의무이기 때문이다. 특히 국회는 국민을 위한 입법이 가장 중요한 의무인 것을 헌법이 명시하여 규정하고 있다(따라서 국회를 입법부라 부르고 있지 않은가). 아직 우리 사회에는 공공부조 사각지대에 머물러 있는 많은 취약계층이 있으리라 본다. 정부는 이에 대한 정책수립과 관련법 제정 등 보완책 마련을 서둘려야 하겠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수립된 정책과 법률을 차질없이 실행하고자 하는 실천적 의지와 실질적 효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실행에 옮기는 것이 더 중요하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연계를 통해 구체적 협력방안과 정책집행을 수행할 수 있도록 재정적 지원책도 함께 마련되어야 한다. 국가(사회)복지는 사람이 제공하는 서비스이다. 그리고 재정적 지원이 절대적으로 지원되어야 복지정책이 성공 할 수 있다. 그런데 현정부의 국회에 제출된 내년 예산안을 들여다보면, 복지예산 증가율이 4.1%에 머무르고 있다. 이는 문재인 정부(10.5%), 박근혜· 이명박 정부(7.1%)에 훨씬 못 미치는 예산이다. 물론 복지정책은 국가재정이 든든하게 지원되어야 가능하다. 그러므로 복지예산을 늘릴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는 예산을 제로베이스에서 사업의 타당성, 부처간 중복예산 등 낭비요인을 찾아 예산절감을 유지시켜 나가도록 철저한 예산안을 실현 해 나가는 방법과 또 다른 방법은 목적세를 활용하여 복지재원을 마련하는 방안이다.  

 

복지정책의 문제점 중 하나는 복지담당 공무원과 전문인력의 부족현상이다. 2007~2012년에는 복지대상자가 482만명 정도에서 1250만명으로 늘었는데도 복지담당 공무원 1인당 감당해야 할 인원은 212명에서 492명으로 증가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의 복지수준은 OECD회원국 중 최하위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2016년 기준으로 보면 경제 11위인 경제대국이지만, 사회복지에 쓴 금액은 GDP의 10.4%로 선진국에 비해 턱 없이 모자라는 수준이 방증한다).

 

다시는 생계행 자살과 같은 유형의 사회비극은 없어야 할 것이다. 사회의 약자들은 큰소리를 내지 않는다. 국가와 공동체의 구성원이 적극적으로 찾아가서 도움을 주어야 하고, 주위에 살고있는 소외된 사람들과 특히 사각지대에 있는 이웃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보여줌으로서 밝고 좋은 사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도움의 소리에 정부와 사회 구성원은 즉시 응답해야 복지국가로 가는 지름길이 되리라 믿는다. 

 

정부는 국민의 기본적 수요와 최소한의 사회보장을 위한 재정지출이 확보되도록 항상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고 본다. 물론 재정지출 합리화를 통해 재원 마련이 국민의 세금부담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위기에 몰린 빈곤계층(특히 복지사각지대 국민)을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국민의 부담이 우리사회의 어려운 이웃들을 돌보아 주고 지켜주는 사실임을 인식하고, 열린 마음으로 부담이 아닌 보람으로 여기고 행복의 세금으로 받아 들이도록 하자.

 

우리는 예로부터 서로 돕고 협동하는 하나됨의 공동체 연대의식이 고양된 아름다운 전통을 가지고 았다. 이러한 좋은 전통을 되살려 우리나라 헌법의 가치(기본 원리)인 복지국가 실현을 정부와 국민이 함께 이루어 가야 한다. 복지실현은 국가의 책임이고, 국민은 복지혜택을 누릴 수 있는 권리를 가졌음을 헌법은 규정하고 있다. 

 

 

 

진송범 /

법학박사

한국정책방송 전문위원

선진사회정책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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