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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진송범] 교육 패러다임(paradigm)의 개혁이 필요하다

양정우 기자 | 기사입력 2022/08/08 [13:20]

[칼럼 - 진송범] 교육 패러다임(paradigm)의 개혁이 필요하다

양정우 기자 | 입력 : 2022/08/08 [13:20]

▲ 진송범/한국정책방송 전문위원 ©한국정책방송

[한국정책방송=양정우 기자] 7월29일, 박순애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만5세 초등학교 취학연령 1세 하향 방안을 졸속으로 추진하다가 국민들의 비난을 자초하고, 반대여론으로 철회하는 과정은 중요한 교육정책 결정의 난맥상의 한 단면을 보여준 사례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국민들의 합의점을 도출하여 새로운 방안을 신중하게 마련해야 한다. 그리고 만3~5세는 의무교육으로 전환하고, 만5세 초등학교 입학체계는 차후에 구체적으로 논의하여야 한다(OECD 38개국 중 4개국만 만5세 초등입학 체제를 유지함).

 

 

이번 교육정책 사안을 바라보면서, 우리교육 현실을 성찰해 볼 필요성을 느낀다.  우리교육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무엇일까를 되짚어 보면서 새로운 방안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백년지계(百年之計)라는 교육을 충분한 연구와 분석절차 없이 그리고 국민들의 공론화 절차를 무시한 채 권의지계(權宜之計) 식의 교육정책을 시도한 방식은 비판받을 소지가 크다고 본다.  

 

교육정책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모든 교육의 초점은 수혜자인 어린이(학생)를 위한 교육목표, 교육방법이 되어야 한다. 불행히도 우리나라 교육에 있어서 유치원· 초등학교는 여러가지 교육방법을 시도하고 있으나 결국은(특히 사교육) 지식위주의 교육이 이루어지고, 그 교육이 향하는 지향점은 대학입시라는 불랙홀에 흡수되어지고 만다. 

 

교육은 라틴어의 educo 인데, ex(밖으로)+duco(끄집어 낸다)로 '밖으로 끄집어 낸다'는 의미를 갖는 단어이다. 여기에서 유래된 educo가 영어의 educate 와 독일어의 erziehen (끌어내다, 교육하다)로 사용되어지고 있다. 이 단어의 뜻은 생각· 성품· 재능을 끌어내어 길러준다는 교육의 이념을 내포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교육은 죽은교육, 즉 주입식 교육, 암기식 교육을 중심으로 한 지식을 어린이(학생)들의 머리속에 억지로 채워넣는 방식의 반교육시스템을 유지해 왔다고 볼 수 있다. 학교교육은 지· 덕· 체의 합일(조화)된 교육이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교육은 지식교육 시스템을 위주로 성적순으로 줄 세우는 교육, 경쟁을 유발하는 지식교육 페러다임을 유지해 왔던 것이다. 교육내용과 방법은 주입식교육, 암기식교육을 탈피하고 창의적이고 자율적인 토론방식 등 다양한 교육시스템으로 전환하는 교육의 혁명을 이루어야 한다.

 

교육목표는 사유능력의 함양과 사회교감능력(개성 및 인성 포함), 내재된 소질계발(잠재능력) 그리고 창의적인 지식과 지혜를 성장시켜 국가(사회)의 민주시민으로서의 삶을 잘 살 수 있도록 지도하고 도와주어야 한다. 우리교육의 문제는 교육목표가 학벌계급사회를 이루는 대학입시로 귀결되는 교육의 블랙홀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교육개혁을 통해 대학입시의 폐단을 시정하고, 교육내용· 방법 그리고 교육풍토를 개선함으로 무너져가는 교육현장을 다시 세워야 한다. 특히 교육의 주체인 교사가 학생들(피교육자)의 잠재능력을 최대한 신장시킬 수 있도록 좋은 환경과 여건을 만들어 주어야 하고, 특히 교권을 확립해 주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본다. 그리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등은 우수한 교사들을 양성하고 확보할 수 있는 유인체제 강화와 사기를 앙양시키는 교육풍토를 조성해야 할 책임이 있다.

 

우리는 광복이후 미국식 모델에 의한 교육시스템과 일본제국대학 등 출신의 교수 및 졸업생을 통해 배운 독일식 모델을 혼합한 교육체계를 유지해 왔다. 그 결과로 중· 고등학교와 대학교의 서열화와 학벌계급사회를 유지한 것이 한국교육의 실상이었고, 비극의 시발점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교육체계가 학벌계급사회의 기득권화로 공고화 되어 우리사회를 지배해 왔던 것이 사실이다. 문제해결의 핵심은 고교평준화를 이루었듯이(과학고 등 특수고와 자사고가 부활하여 명문대학 입시학원으로 전락해버렸지만) 대학서열화도 점진적으로 폐지되어야 한다. 

 

그 방법은 독일의 교육시스템을 도입하는 방안이라고 생각한다. 독일에는 석차도 없고, 대입시험도 없다. 아비투어(Abitur)라는 졸업시험만 합격하면 원하는 대학교와 원하는 학과에 갈 수 있고, 대학교와 학과도 자유롭게 바꾸어 공부할 수 있는 교육시스템이다. 이것이 가능한 것은 사회적 합의의 결과물이라고 보여진다. 독일은 대학입시와 경쟁교육이 없어도 세계에서 강하고 좋은 나라, 사회적 정의가 성숙한 나라 그리고 유럽연합을 선도하는 선진국이 되었다.

 

독일은 학교교육에서 석차없고 경쟁없는 교육을 했어도 협력의 교육을 성공적으로 잘 하였기 때문에 학문수준이 뒤떨어지지 않고 오히려 세계적 수준으로 발전하였다. 그 증거는 20세기초 이후로 노벨수상자만 100명이 넘는 국가가 되었다는 사실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제 우리도 독일처럼(시간이 걸리고 기득권층의 경제력과 권력으로 방해가 심하겠지만) 열등감을 조장하는 경쟁교육시스템을 폐기하고, 조화와 협력의 교육시스템으로 바꾸어서 학생과 학부모가 행복할 수 있는 교육의 현장으로 정착시켜 나가야 한다. 그리하여 대학의 서열화도 점진적으로 혁신하는 교육풍토와 교육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자식사랑이라는 미명하에 학부모들의 이기적 욕심부터 내려놓아야 고통과 좌절의 뿌리에 매여있는 어린이(학생)들이 자유롭게 될 것이다(교육부 2020.3.10일 통계에 의하면, 2018년 사교육비의 총규모가 19조 5천억이고, 2019년 총규모는 21조원이라 하지 않은가).

 

 

 

진송범 /

법학박사

한국정책방송 전문위원

선진사회정책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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