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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유영학] 조선 시대의 선 제도는 과학적 사고방식이다:한국정책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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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유영학] 조선 시대의 선 제도는 과학적 사고방식이다

양정우 기자 | 기사입력 2022/08/02 [10:22]

[칼럼 - 유영학] 조선 시대의 선 제도는 과학적 사고방식이다

양정우 기자 | 입력 : 2022/08/02 [10:22]

▲ 유영학 /한국정책방송 전문위원 ©한국정책방송

[한국정책방송=양정우 기자] 석기시대는 자기가 사용할 물건을 자기가 만들었다. 그러나 거래가 생기면서 각자의 특정된 기술을 이용하여 물건을 만들고, 그것을 상대방과 교환하여, 내가 만들지 못하는 것과 교환 거래가 생겼을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국립 박물관에는 석기시대에 돌로 만든 도끼가 전시되어 있다. 손잡이 형태도 있고, 오늘날 도끼 모양의 날을 세운 것도 있다. 자급자족 시대이지만 용도에 맞는 기준을 설정하여 그렇게 깎고, 연마했을 것이다. 

 

모든 동물 중 인간만이 연장을 만들어 사용하게 되었고 그 증거가 남겨져 있다. 그 물건마다 자연적으로 기준을 세웠고, 이것은 지금의 표준으로 탄생하였고, 이 표준은 대량생산을 가능하게 하였다. 

 

이 기준에 맞는지, 안 맞는지 살피는 일을 검사라고 한다. 지금도 미사일을 만들어 계속 쏘아 올리는 실험을 하는 것도 표준을 설정하기 위한 것이 아닐까, 추측할 수 있다. 

 

뭣이든 기준이 있어야 한다. 잘 만들었는지, 엉터리로 제작했는지 검사도 할 수가 있고 대량생산 또는 상업생산도 가능한 것이다.

 

물건을 만드는 일을 생산 또는 제조라고 한다. 이렇게 생산된 물건은 고객의 기대에 맞아야 한다. 이것을 고객만족이라고 한다. 회사에서는 고객을 만족시키는 시스템을 품질보증 제도라고 한다. 여기서 기준을 설정하는 것을 설계라고 한다. 설계대로 만드는 일을 생산이라 하고, 검사를 통하여 품질을 보증하는 과정을 재래식 품질관리라고 한다. 그러면, 검사만 거치면 품질이 보증 되는 것인가? 그렇지 않다는 것이 회사들의 고민이다.

 

조선시대 남녀가 결혼하기 전에 “선”을 보았다. 선이란 이목구비, 신장 등 겉모양 검사가 가능했지만, 인격, 장래성 등 내면에 숨겨져 있는 세계는 알 수 없었다. 즉 품질보증이 안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런 맹점을 보완하기 위해 선의 주체가 남녀가 아니고, 사돈이 될 양가의 어른들이다. 어른들끼리 대화가 되고, 서로 정보가 교환 되어야 선이 이루어진다. 거의 결정권을 양가 어른들이 가지고 있었다. 성씨가 무엇이고 본은 어디며, 족보에 누가 무슨 벼슬을 했으며, 논밭 등 경제력이 있는지 없는지, 형제간 우애는 어떤지, 현재 무엇을 하고 있는지 가족의 내력을 샅샅이 살펴서 결정했다. 집안의 내력을 알아보았다는 것은 생산 과정을 살펴서 이러한 집안이면 앞날도 전망이 좋고, 남녀 모두가 우수하고 훌륭한 인재라고 판단할 수 있었을 것이다. 

 

우리 선조들은 선 제도를 통하여 겉모양 검사만 가지고 품질 보증이 안 된다는 현명한 과학적 사고를 가지고 있었다. 현대적 품질관리 사고를 몸소 실천하고 있었다고 할 수 있다. 검사만 가지고 품질 보증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영자는 조선시대의 선 제도를 참고해야 할 것이다. 이와 같은 조선시대의 선 제도는 다소 변질되었지만, 아직 까지 계속되고 있다. 

 

모든 기업은 고객이 만족하는 품질 보증 제도를 갖추어야 지속 가능한 회사를 영유할 수 있다.

생산이 능사가 아니고 고객이 필요로 하는 물건의 값이 적정하고 품질이 좋은 상품만이 살아남는다. 그렇다면, 무엇을 만들 것인가, 만드는 기술은 있는가, 가격은 얼마짜리를 만들어야 하는가, 몇 개를 생산할 것인가, 필요한 원료의 확보는 가능한가? 등 생산 전에 해야 할 일이 많다. 이것을 상품 기획이라고 한다. 이 단계가 완성되면, 상품을 설계해야 한다. 설계는 품질의 60~70%를 좌우할 정도로 중요한 단계이다. 품질 외에도 가격 및 서비스도 여기서 결정된다. 

 

설계를 할 수 있다는 것은 개발 능력을 갖춘 회사를 의미 한다. 품질 수준의 확보가 이 단계에서 이루어지지 않으면, 생산이나 검사를 아무리 열심히 실시해도, 품질 보증은 안 된다. 좋은 제품은 설계 단계에서 품질의 필요하고 충분한 요소를 모두 반영하여야 한다. 여기서 기회를 놓치면, 아무리 열심히 생산해도 좋은 상품이 나올 수가 없다. 그래서 검사를 열심히 하면 할수록, 이미 죽은 강아지에게 계속 주사를 찌르는 격이다. 설계개발 능력은 세계로 통하는 톨게이트와 같은 것이다. 

 

그러면, 생산이란 무엇인가? 

설계한 대로 만드는 일이다. 자동차가 아무리 설계가 잘 되어 있어도 부품이 26,000여 개이고, 숙련도가 다른 작업자가 수천 명, 정밀도가 다른 설비가 수백 종류, 동일한 조립 방법이라도 허용기준이 있어서 실제 작업에 차이가 발생할 수도 있다. 조립에 필요한 치·공구의 마모 등 설계대로 만드는 데에 품질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원인들이 수백 가지가 있다. 그래서 설계와 동일한 제품을 만드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이것을 품질의 편차가 있다고 한다. 이 편차를 얼마만큼 인정하느냐 하는 것이 회사 간의 품질의 차이며, 원가도 차이가 발생한다. 

 

생산 단계에서 검사라는 것은 매 공정마다 기준대로 일이 제대로 되어 있는가를 찾아내는 공정검사가 있고, 다 만든 후에 완제품 검사도 있다. 그래서  만들 때 잘 만들면, 품질은 좋아지고 불량품 발생도 줄어들어 생산성이 향상되어 원가도 내려간다. 특히, 시장에서 품질 인식이 좋아지면, 여러 가지 장점이 있지만, 브랜드 이미지가 품질로 이어진다.

 

시장에서 물건을 구매할 경우, 상품에 대한 지식이 없으면, 브랜드를 보고 산다. 선 제도에서 선조들 중에 벼슬을 한 사람이 있는지 알아보는 것은 브랜드로 좋은 품질 여부를 판단하는 경우와 같다고 할 수 있다. 미국도 일부 가계는 결혼할 때 가문을 중요시 하는 것은, 만들 때 잘 만들어야 한다는 생산 단계와도 일맥상통한다. 그 대표적인 가문이 케네디家 이다. 소위 뼈대 있는 집안으로 품격과 인격을 갖춘 집안으로 평가받는다.

 

품질경영(TQC)은 상품기획→설계→구매→생산→검사→판매→유통→고객→상품 기획으로 이어지지는 사이클이다. 각 기능을 → 화살표로 이어 놓았다. 이것을 시스템이라고 한다. 모든 조직이 살아가는 길은  품질 경영 시스템의 사이클을 돌리는 일이다. 검사 기능 한 가지로는 완전한 품질 보증이 안 된다. 품질과 원가의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 종합적 품질관리(QM)시스템을 믿고, 실행하기를 권장한다. 검사만 가지고 품질 보증은 안 된다. 무슨 일이든 처음에 올바르게 하라. Do it right the first time.

 

 

유영학/

전)경기대학교 산업정보대학원 대우교수

전)한국품질경영학회장

전)한남화학 /미원 대표이사 사장

한국품질진흥원(KSQ)원장

한국정책방송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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